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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관찰 일지

고양이 관찰 일지 005. 고양이 털갈이에 대해서

by 매일매일 여러가지 이유로 좋은 날 2019. 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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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의 고양이가 털이 많이 빠지나요?"


사실 고양이와 개를 볼 때 귀여워~ 하는 감탄사가 나오게 되는 것은

그들이 갖고 있는 복실복실한 털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막상 같이 살기 시작하면 털이라는 것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실생활에 침투하게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죠.


우선 저는 고양이 털이 잘 붙는 재질의 검정 옷은 거의 입지 못하고 있어요.

옷에만 붙는게 아니죠. 어그 부츠에도 가방에도 모자에도 장갑에도 가리지 않고 모두 모두 붙어요.

뭔가 먹다가 방바닥, 옷, 책상 위에 떨어트리면 주워 먹는 건 상상할 수 없고

세탁기도 털 거름망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대형 이불을 수시로 세탁할 수 있는

거대 통돌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테이프로 털을 잘 떼고 밖에 나갔다고 생각해도 어디선가 계속 나타나는 고양이 털에

"항상 나와 함께 하고 싶냐"하는 자조의 자문자답을 하곤 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는 건 고양이 넷을 키우는 친구 희야도 같더군요.



고양이 털은 싹 밀어 버리는게 사실 사람이 생활하기엔 제일 좋을 것입니다.

예뻐 보이는 털을 미는 건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실 이 마저도 여름 정도에나 시도할 수 있는 일이지

온도차가 큰 환절기나 겨울엔 보일러 관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아이들이 금세 감기에 걸리고 마니까 조심해야 해요.


미용에 관해서는 고양이의 경우 병원이나 미용실에서 미용을 하면 마취를 해야 하는데

매번 신장과 간에 무리를 주는 마취를 하기는 힘들고 비용도 만만치가 않죠.


저 같은 경우엔 여름에만 집에서 직접 밀어주고 있는데 

여러가지 바리깡을 사서 미용을 해봐도 실력이 크게 늘지 않아서

애들의 미모가 여름마다 사라지는 안스러운 상황을 겪고 있네요.



요즘같이 추운 겨울엔 애들이 깔끔하게 계속 그루밍을 하니까 잠시 동안 털관리를 크게 신경 쓰지 않다가

환절기가 되면서 쓰담쓰담하는 손바닥에 털이 엉겨붙기 시작했습니다.



사진의 고양이 털뭉치는 단묘종 세 녀석의 털을 합친 거에요.





=







통통한 찹쌀 도너츠 크기의 털뭉치 크기를 보고 

"자주 좀 빗겨주지" 하셨겠죠? 놀랍게도 4주 연속으로 털 때를 밀어주고 있었으며

바로 일 주일 전에도 저 만큼의 털이 나왔었다는 것이 호러 포인트입니다.

1월 부터 털이 심하게 빠지더니 매주 털때를 밀어주는데도 정말 대단하게 나오네요!


겨울철 집에 오는 사람들이 발레리를 보고 "어머 얘 살찐거 봐!" 했는데 그게 다 털이었습니다. 

털이 쪘다고 하는 표현은 사실이에요. 이건 목욕만으로는 절대로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단묘종을 위한 고무빗으로 박박 빗어줘야 해요.

첨엔 거부하다가도 몇 번하면 지들도 시원한지 몸을 맡깁니다.




고양이 털관리에 대해서 몇 가지 조언을 해드리자면


1. 단백질이 많이 필요합니다.

사료만 먹여서는 한계가 있어요. 고양이와 개는 온 몸이 털에 둘러 쌓여 있는데 

그 털이 빠지고 새로 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단백질이 필요할런지는 

잠깐만 생각해봐도 확 와 닿을 거에요. 

단백질 공급이 좋지 않으면 털은 더 많이 빠지게 됩니다.

이건 제가 고양이를 처음 키우던 약 15년 전 아무것도 모르고 

싸구려 사료도 괜찮은 줄 알고 사료만 먹이다가 

점점 사료를 비싼 것으로 바꾸고 캔식을 주고 

또 닭가슴살과 다른 고기를 직접 삶아 먹이면서 경험했던 것에 근거한 것이에요.




2. 목욕을 자주할 필요는 없지만 빗질을 자주 해주세요.

단묘종의 털이 저렇게 빠질 정도면 장묘종은 더 대단하겠다 하시겠지만 

저희 집에서는 의외로 장묘종이 훨씬 털 빠짐이 덜합니다. 

종특인지 아니면 저희 집만 이런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그래서 빗질은 주로 단묘종에게 해주고 있으며 고무빗을 당장 사기 힘들면 

미용실에서 쓰는 작은 꼬챙이 빗이 있을 경우 그 빗으로 털을 반대 방향으로 빗어주면 털이 잘 솎아지고 좋다는 

다묘댁의 얘기도 있었으니 참고하세요. 저도 해봤는데 꼬챙이 빗은 애들이 그닥 좋아하진 않는 거 같았어요.

고무빗 추천!




3. 세탁기는 반드시 털 거름망이 있는 것으로 사야 합니다.

안 그러면 온 집안 빨래에 전부 털이 붙은 채로 세탁을 하나마나한 상태가 되니까

집에 다른 사람과 같이 살고 있다면 원성이 점점 커질 거에요.

세탁기는 털 거름망이 필수이고 또 이불이랑 베개도 자주 빨아줘야 고양이 털 알러지를 완화 시킬 수 있습니다.

세탁기에 거름망이 있어도 저희 같은 다묘 가정에서는 배수시에 털이 많이 나와서 

배수구를 막을 수 있기 때문에 호스 끝 부분에 양파망을 단다거나

배수구에 모기장 망을 대준다거나 해주고 있어요.






고양이 키우는데 사료값 간식 병원비만 들 줄 알았다거나 

개보다 신경 안 써줘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면 완전한 오산입니다. 

고양이 때문에 세탁기를 바꾼다고 생각해 보세요. 하하하하하하하하



머리부터 뿜뿜 발끝까지 뿜뿜뿜~ 엄청나게 털뿜하는 아이들의 털을 빗겨줄 때마다 

조금씩 더 날씬해지는 걸 보니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네요.

여러분 가정의 소중하고 예쁜 아이들도 올 봄에는 털찌니에서 날씨니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고 흐뭇해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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