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말까지 소프트웨어 융합 코딩 교육을 3개월간 열심히 듣고 나서 수료할 시점이 오게 되자
총 20명의 수강생 중 실제로 학생에게 가르쳐 보겠다는 의지를 가진 분은
절반 남짓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유로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힘든 분, 과정이 어렵다고 느낀 분 등이 계셨고
제일 큰 문제는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비슷한 소프트웨어 융합 코딩 교육을 들어도 어떤 구에서는 강의를 해주던 파견 업체에서
수강생 전원을 뽑아갔다는 곳이 있었던 반면
제가 들었던 구에서는 강의를 해주던 업체가 부실해서 그럴 여력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어요.
게다가 수료 날이 가까워 오던 시기가 하필 학생들 방학이 시작하는 시기라
잡코리아에서도 방과 후 교사를 뽑는 중간 소개 업체도 거의 없었고
학교에서 다이렉트로 면접을 볼 곳도 거의 없었습니다.
앞으로 방과 후 교사가 차츰 중간 소개 업체를 끼지 않고
학교에서 실제 강의를 할 선생님과 다이렉트로 면접을 보고 뽑는 방식으로 바뀐다고는 하는데
아직까지는 중간업체가 성행하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 방학이 끝나갈 무렵 중간 업체에 이력서를 여러 명이 냈었는데
뽑힌 분은 단 2명, 그 분들은 수강생 중 가장 젊은 30대 초중반 대의 분들이었어요.
상황이 이렇게 되자 그나마 취업의 의지가 있던 분들도 나이의 한계에 걸려
원래 일하던 직장으로 하나 둘 돌아가 버렸습니다.
즉 배운 것을 쓰지 않고 이전 경력이 있던 곳으로 가버리신거죠.
여성 센터는 이렇게 배운 것과 상관이 없는 직종으로 취업을 해도
교육 후 취업으로 집계를 하기 때문에 교육 전에 면접에서 취업률을 물어보면
이전에 배운 분들은 90% 취업을 했다고 말하는 곳도 있습니다.
하지만 실상은 1일 짜리 단기 강의를 하러 나가는 것도, 전혀 다른 직종으로 취업을 한 것도
교육 후 취업을 했다고 집계가 되는 거였어요.
2월 말이 되자 여성 센터에서 급하게 면접을 보라 가보라는 곳이 몇 군데 있었는데
그런 곳은 모두 원래 수업을 하기로 내정되어 있던 강사가 빠지는 바람에 급하게 자리를 메우는 식의
펑크난 몇 자리 였습니다.
그 외에 경력이 없는 신입이 들어갈 곳은 정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기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저 같은 경우 2월 말에 그렇게 없는 자리나마 한 군데 면접을 보고 면접관이 맘에 들어해 주셨지만
코딩과 상관없는 컴퓨터 활용 쪽 강의를 바로 주강사로 들어가야 한다는 말을 듣고
같이 수강했던 분 중에 저 보다 훌륭한 다른 분을 추천하면서 뒤로 물러났습니다.
컴퓨터 활용 쪽이 회사에서 쓰던 프로그램들이라고 해도 쓰던 메뉴만 반복해서 썼었기 때문에
학생에게 기습 질문을 받으면 어버버하게 될 지 모를 상황이 오는게 싫었거든요.
그 뒤 행정풀에 올린 제 경력을 보고 3월 초에 초등학교 1군데, 중학교 1군데에서 급하게 연락이 왔으나
1. 일주일에 1일 1시간 30분 짜리 수업을 하러 왕복 3시간이 넘는 곳에 가야 상황,
2. 또 컴퓨터 활용 쪽을 골자로 하는 수업,
때문에 놓쳐야 하는 시민대학 교육과정이나 마을교사 수업 등을 비교해 보다가
출강은 일단 포기하게 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이래저래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
컴퓨터 디자인, 동영상편집, 3D프린팅, 코딩을 겸하는 교습소를 낼 생각을 굳히게 되었어요.
교습소를 내도 처음 6개월~1년은 수강생이 거의 없을 것을 대비해서 출강을 겸하려고 했는데
저한테 연락이 오기로는 학교에서 원하는 수업이 컴활 쪽이 많으니
엑셀, PPT, 한글 프로그램을 자격증 형태로 따서 준비해 놔야할 듯합니다.
참고로 저희한테 코딩을 가르치러 나오던 파견업체의 대표 왈
지인이 코딩 학원을 내면서 포토샵이랑 일러스트를 곁다리로 함께 가르쳤는데
시간이 좀 지나니까 코딩을 배우는 학생들은 사라져서 곁다리로 넣었던 디자인 과목만 살아남았다고 하더군요.
코딩은 학교에서 가르친다는 생각에 학부모들이 아이를 프로그래머로 키울 생각이 아니라면
굳이 학원에 보내지는 않는 건가 싶었습니다.
이 부분은 실무에 나가봐야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앞으로 이 쪽 생태계가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겠지만
컴퓨터 쪽 방과 후 교사를 하실 분들은 ITQ 필수로 따 두시길 바라요.
코딩도 좋지만 코딩은 일단 재료를 사야 돼요.
아두이노 세트나 다른 기구를 살 때 우선 강사 개인 비용으로 사서 학교에서 돈이 나오는 건
빠르면 몇 주, 늦게는 석 달 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합니다.
어떤 업체를 끼고 학교에 나가는 강사는 아이패드 비슷한 패드로 코딩 수업을 해야하기 때문에
집에서 수 십대의 패드를 충전하고 또 피지컬 컴퓨팅에 필요한 재료는 재료대로 보따리 보따리 싸들고 다닌다고 하네요.
이런 경우엔 개인 자가용 필수!
게다가 이제 코딩 수업은 학교에서 정규 수업으로 잡혔죠.
여러분이 30대 초반 혹은 전산이나 컴퓨터공학 쪽 전공자라면 면접에서 분명 좋은 위치에 있을 것이나
그게 아니라면 한 번 생각해 볼 문제인 거 같습니다.
수강생 분 중에 이미 보조 강사로 코딩 수업 참여 경험이 있던 분 말에 따르면
전공자 분들에게 면접에서 부터 밀린다고 했어요.
제가 학교 입장이어도 그런 분들을 뽑겠죠...
코딩을 배우던 당시 수강생 중 한 분의 친구가 왜 코딩을 배우냐,
바둑이 방과 후 교사에게는 최고 직종이다라고 해서 다 같이 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다들 수업 말미에 가서야 이게 결코 만만치 않은 직종이라는 걸 깨달아서 허탈한 마음에 더 웃었던 거 같기도 해요.
저는 작년에 여성센터에서 수업을 듣긴 했지만 해가 바껴서(원래 1년에 1과정 밖에 못 들음)
다른 여성센터에 빅데이터 분석 과정에 지원했다가 떨어졌습니다.
창업을 할 것이고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어필했는데도 떨어져서 아쉬웠는데
성남에 사는 동갑 친구도 성남시에서 하는 빅데이터 분석 과정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고 해서
나이 많은 사람은 그냥 들러리 세울려고 면접에 부른건가 하여 기분이 좀 그랬네요.
친구와 저 둘 다 컴퓨터 쪽 경력이 각 12년이 넘는데도 떨어트린게 정말 선발 기준이 뭔지 궁금했지만
마을교사가 되기 위한 주말 수업을 듣는 기간이 지나면(다른 지역구는 마을교사 바로 할 수 있는 곳도 많아요.)
빅데이터는 일반 컴퓨터 학원에서 국비로 주말반에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여성센터도 취업률이 우선이 되어 버려서 젊은 분들만 뽑기 시작한다면 40대 이후의 분들은
점점 공부할 자리도 잃어갈 거라고 생각하니 씁씁하네요.
여기 쓴 글의 내용은 제가 배웠던 센터의 상황 + 보고 들은 풍월 + 제 개인적인 경험일 뿐입니다.
방과 후 교사가 되기 위해 코딩을 배우려고 이미 결정하신 분은 시간이 되신다면 배워두세요.
코딩이라는게 나이가 든 상태에서 배워도 논리나 연산 부분에서 또 깨닫는 바가 있더라고요.
참고로 저희는 스크래치, 마이크로비트, 아두이노, 앱인벤터를 배웠습니다.
학교 면접에서 붙으려면 스크래치나 엔트리는 이미 배운 아이들이 많아서 경쟁력이 없다는 것,
피지컬 컴퓨팅 교구는 학교에서 이미 구비해 둔 곳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상황에선 강사 개인 돈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
그래서 교구를 주는 업체에 들어갈 경우
어떤 업체는 업체가 교구비를 학교에서 받아오기 때문에 강사가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다른 업체 중에는 교구를 강사가 사게 하는 곳도 있으니 조심해서 잘 들어가시길 바랍니다.
쉬운 일이 없네요. 그래도 길을 찾아서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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