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유용한정보

갑자기 약식으로(=내 맘대로) 냉장고 속 재료를 털어 고추장이랑 된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by 매일매일 여러가지 이유로 좋은 날 2022. 3. 25.
반응형

집에 고추장이 없어서 살까하다가 김치를 담글 때마다 찹쌀풀에 고추가루를 섞는 과정을 겪으면서 어쩌면 고추장도 생각보다 쉽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실험정신이 발동하더군요. 그래서 고추장 만드는 방법을 네이버에 검색하니 여러가지 방법이 나오더라고요. 참고로 지금 보시는 글은 정확한 레시피를 적은 포스팅이 아닙니다. 레시피는 가가호호 다르니 여러 레시피를 보면서 감이 오는데로 하시면 되겠습니다. 그 중에 공통점이 국간장을 넣거나 소주를 넣어야 고추장 곰팡이가 안 핀다고 하더라고요. 저희 집엔 소주가 없는 관계로 간장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고추장 제대로 담그는 분들은 혈압 오르실테니 이쯤에서 나가시길 추천드립니다. 데헷~


먼저 엿기름을 내야 하는데 전 그런 고급과정은 할 수 없어서 냉동실에 있던 엿을 사용했어요. 냄비에 물을 넣고 엿과 함께 끓인 다음 찹쌀가루를 적당히 넣습니다. 찹쌀가루는 묽은 죽만큼의 농도여야 하니까 너무 많이 넣으면 안 돼요.

그리고 어떤 집은 고추가루랑 메주가루를 찹쌀풀이 식은 다음에 넣으라고 하고 또 어떤 집은 뜨거울 때 넣어야 메주가루 냄새가 안 난다고 하는데 여기서 일단 저는 메주가루 같은 고급재료는 없어서 예전에 사둔 청국장가루를 왕창 넣고 그 다음 고추가루를 많이 넣었습니다.

 

쉐킷쉐킷~ 젓다가 국간장 없어서 양조간장 2국자 넣고요.
간장을 넣으니 고추장 비슷한 향이 나서 신기했어요.

그 다음엔 조청을 넣어야 하는데 조청도 없어서 올리고당 왕창 넣었어요. ㅋㅎㅎㅎㅎ 종가집 며느님들은 더 혈압 솟기 전에 얼른 뒤로가기로 나가주세요.
하우에버 올리고당을 넣었더니만 윤기가 잘잘 흐르더만요.

그리고 있는 집 자손은 복분자나 매실청 더 넣어주세요.

그리고 어느 댁이건 레시피마다 강조하던 간수 뺀 천일염을 왕창 넣어야 한다고 하네요. 너무 짜다! 할 정도여야 숙성되고 나면 맛이 난데요. 간수 뺀 천일염은 손으로 집어서 털었을 때 손바닥에 안 묻으면 오케이라고 하네요.

다시 쉐킷쉐킷~ 소금이 녹을 정도로 한참 젓어주고 나니 양이 왜이렇게 많은건지...
사실 전 찹쌀풀 쑬 때 부터 양에 실패했답니다.

 

어떤 집은 항아리에 담고 어떤 집은 쿨하게 락앤락에 담아서 각자 집으로 가져가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통을 찾다가 겨울에 이모가 보내줬던 유자청 통이 마침 있어서 소독한 다음 조심조심~ 담고 위에 천일염 좀 뿌려줬어요.

이렇게 만든 다음에는 실온에서 며칠 숙성한다고 해요. 아직 날 더울 때 아니니까 시원한 곳에 두고 계속 숙성하면 된다고 하니 한 1주일 상태 보다가 냉장고에 넣을지 어떨지 결정하려고 합니다. 걍 고추장 비슷한 맛이 나면 좋겠어요. 떡볶이 해 먹을 정도만 되는 맛이 나면 감사하겠다고 가택신께 빌어야지. 잇힝~

이상 내 맘대로 고추장 만들기 끝~ 아니고요.

한 가지 더 섞었더니 진짜 시판 고추장 비스므리한 맛이 나는데 그건 무엇일까요?

 

---------------------------------------------


그리고 남은 청국장가루, 콩가루를 소금물에 넣고 섞어서 대강 만든 된장도 완성!

 

고추장과 된장을 며칠 숙성하다가 아무래도 생누룩이 안 들어간게 걸려서 십장생 막걸리를 섞어주었더니

진짜 고추장은 막걸리 섞자마자 시판 고추장맛이 났어요.

 

된장은 원하던 미소 된장 맛은 아니지만 된장 맛이 나더라고요. 허허허... 이것은 실소입니다.
외국 사는 분들이 막걸리를 구할 수 있다면 고추장 된장 만들기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생각보다 이게 그럴듯하게 됩니다!


말도 안 되는 방법으로 만들었지만 그럴듯한 맛이 나는 나의 고추장과 된장의 숙성이 잘 되길 바라며~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