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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양이들

고양이 가출 시 참고할 만한 방법

by 매일매일 여러가지 이유로 좋은 날 2016.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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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2009.12.07일에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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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인 희야의 둘째 고양이가 가출을 했다는 비보를 듣고 전부터 올려야지 했던


포스팅을 어제밤에 적었으나, 친구는 괴로워하고 있는데 글이나 올리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아


고양이를 찾을 때까지 보류하려고 했는데 좀 전에 다행히 찾았다는 전화가 왔네요!


저희 집에서도 털복숭이 페르시안 녀석들이 자꾸 가출을 시도하는데


희야네도 털복숭이 아가가 가출을 했었답니다. 하여간 돌아와서 다행이고


아래는 고양이 가출시 제가 했던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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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으로 고양이는 집안이 맘에 안들 때 혹은 열린 문을 보면 호기심에 가출을 시도합니다.


집안이 맘에 안드는 경우는


1. 이사를 간 직후


2. 집에 자꾸 낯선 사람이 들락거릴 때


3. 화장실이나 새로 들어온 고양이와의 트러블, 불안감 등이 주요 문제가 되는 듯합니다.



제가 키우는 애들 중에 오렌지 터럭의 제이가 올초에 6일 간 가출을 했었습니다.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오고 나서는 주변이 좀 험해서 제이에게 산책도 안시킨터라 건물 외관이나


길에 대한 충분한 인식이 없는 상태였으니 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죠.


최악의 상황인 교통사고, 쥐약 섞인 음식, 유괴 뒤 어떤 인간의 입으로 들어간 건 아닐까 하고


매일 신경을 너무 쓰다가 정신이 너덜너덜해지고 출근하면서 전철에서 울고, 일하다가 울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잃어버린 첫날 경찰서에 문의하자 경찰아저씨는 동물을 잡는 일은 다른 곳에서 한다며 


사이트를 몇 개 알려줘서 검색해보다가 안되겠어서 


동사무소에 전화해서 애완동물을 찾는 전단지는 따로 허가를 안받아도 된다고 하여


동네에 전단지를 만들어 붙이고 평소 먹던 사료를 비닐에 넣어 집근처에 뿌리고 돌아다녔으나


다시 가보면 동네 고양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사료를 먹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을 탓할수는 없는 일이고


또 일부라도 제이 입으로 들어간다면 됐다라는 생각에 사료를 3일 더 뿌려 보았으나 별 소용이


없었습니다. 진척은 없어서 불안하고, 맘이 너무 아파서 지쳐있던 중에 


괴수네와 고다네에 남긴 실종 글을 보시고 


얼굴 한번 안본 분들이 격려 문자와 리플을 보내주셔서 그 고마운 마음에 다시 힘을 내어 


한번 더 돌아보기 위해 나가곤 했습니다.



그러다 4, 5일 째에는 사료말고 평소 제이와 로빈이가 쓰던 화장실 모래를 비닐에 담아 


전단지, 후레쉬와 같이 들고 제이를 부르고 다니면서 길에 뿌렸습니다. 



6일째 되는 날 모래를 뿌리고 제이를 부르며 한바퀴 돌고 집근처에 오는데


집 앞 계단에서 갑자기 찢어지는 듯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제이야?" 한번 더 부르자 확실히 제이 목소리가 머리 위쪽에서 들려서 후레쉬로 위를 비춰보니


저희집 맞은 편 주택의 오른쪽 4층 주택의 꼭대기에서 후레쉬 불빛에 번쩍하고 제이의 눈이 반사되더군요. 


저는 바로 전단지랑 짐을 그 건물 대문 앞에 둔 채 다행히 열려있는 현관을 통해


4층 계단을 올라갔으나 마지막 옥상 문이 잠겨져 있어서 다시 다급하게 아래로 내려와


제이가 혼자서는 못내려오는지 확인해보았는데 이 녀석이 나름 내려와 보려고 하다가


내려올 곳이 막혔는지 갑자기 옆건물 벽에 10cm 도 안되는 난간으로 점프를 해서 순간 4층 밑으로 떨어지면 어쩌나 심장이 덜컹했습니다.



지체할수가 없어서 다시 올라가서 무작정 옥상문을 두드리자 1분 정도 후에 


아저씨 목소리가 나면서 문을 열어주시길래 고양이 좀 찾아가겠다고 하면서 


제이를 불렀더니 제이는 이미 이쪽으로 넘어와 있다가 제 뒤에 있는 아저씨를 보고 


다시 옆건물 난간으로 뛰어서 또다시 심장이 덜컹!



아저씨한테 잠시 자리를 피해주십사 양해를 구한 뒤 다시 제이를 부르자 


제이가 얄팍한 난간을 딛고 4층 높이의 허공을 뛰어 저의 품에 안겼습니다.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하자 아저씨가 


"고양이가 사람이 부르니까 오네."하고 한마디 하시더군요:D



제이를 혹여나 놓칠세라 꼭 안고 1층으로 내려와서 현관앞의 짐을 챙겨 집으로 들어와서도


 저는 왠지 현실감이 안들어서 눈물도 안나왔습니다. 



6일간의 가출을 증명하듯 제이의 털은 꼬질꼬질 그 자체였습니다. 


우선 집안에 내려놓자 방마다 냄새를 맡고, 로빈 냄새도 확인하더니


곧바로 사료와 물을 먹더군요. 몇분간 놔둔 뒤에 목욕탕에서 제이를 대충 씻기고 나서


너무 피곤했던 제가 침대에 들어가자 평소 이불안으로 거의 안들어오던 제이는


젖은 채로 누나 옆으로 들어와서 잠을 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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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를 잃어버린 동안은 정말 지옥 같았습니다. 찾고 나서 깊이 깨달은 것은 


-행복이란 엄청난 횡재나 불행의 반대가 아니라 가장 평범한 나날들인 것- 이라는 거였습니다.



제가 평소에 직장일이나 다른 문제로 너무 힘이 들어서 삶에 대한 회의가 들때마다


다시 힘을 내야 하는 이유를 준게 바로 저를 의지하는 제이와 로빈이었으니


제이를 잃어버렸을 때의 저는 결코 제정신이라고 할 수가 없는 상태였지요.



제이를 찾고 한참이 지난 지금도 평소처럼, 하는 일에 대한 스트레스와 기타등등의 문제가 


매일 터지는 아주 평범하고 인간적인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제이가 돌아온 후 제이가 가출했을 당시 검색해봤던 한국동물구조협회의 분실견란을 


계속 안쓰러운 마음에 들어가보다가 지금의 셋째인 미니메이도 데려오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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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를 잃어버렸을 때 저에게 문자와 글을 주신 분들에 의하면


한달이 지난 후에 찾은 분도 계시고, 4차선 도로의 건너편 동네에서 어느 분이 보호하고 있던


아이를 찾아온 분도 있으시답니다.



다행히 깨끗한 상태의 고양이 둥이를 찾았다는 희야의 얘기를 들어보니 희야의 추측대로


누군가 보호하고 있었던게 확실한 거 같습니다, 제이는 발견 당시 몰골이 말이 아니었거든요.



만약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이 길에서 따라오는 고양이를 안쓰러운 맘에 데려가셨다면 


한국동물구조협회에  우선 사진과 글을 남겨주세요. 데리고 있을 여건이 안된다면


동물구조협회에 전화를 하시면 데려갑니다. 동물구조협회에 가게 되면


만약 원래 주인이 사정상 일부러 내보냈다하더라도 다른 좋은 분이 입양하실 수 있어요.



한국동물구조협회 사이트에 가면 너무나 예쁜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주인을 기다리고 있으니


동물을 키우고 싶은 분들은 면역이 잘 돼 있는 성견, 성묘를 입양해 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주인을 잃었다가 주인이 찾아와서 인수해가는 아이들은 주인과 같이 찍은 사진이 올라와 있는데


왠지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나고 눈물도 납니다.


누군가에게 삶의 이유가 되는 아이들일지 모르니 길에서 배회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한번 더 눈여겨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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