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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구경

40대에 헌팅이라니

by 매일매일 여러가지 이유로 좋은 날 2024.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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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재밌게 보는 밈고리즘이라는 유튜브 채널이 있는데 30대 여자 셋이 너무 과도하게 남자를 만나려고 노력하는 모습 + 일부러 추한 모습을 보여줘서 영상을 보는 내내 "으악~" 내지는 "왜 저래?"라는 말이 튀어나오게 만드는 내용이 많아요. 참고로 초창기 콘텐츠일수록 숭하고 웃김. 하여간 저녁에 아는 언니랑 회사원들 많이 있는 동네에서 밥 먹고 라이브카페에 들어가서 술 한잔하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었는데 한 30분쯤 지났을 때 누가 옆으로 와서 쳐다봤더니 정말 어정쩡한 포즈로 술잔을 든 남자가 서 있어서 이때부터 '뭐여? 밈고리즘인가?'하는 생각에 웃음이 터지기 시작했어요. 그러더니 이 남자가 앉으라는 말도 안 했는데 갑자기 옆에 앉아서 술을 달라며 이런 저런 얘길하는데 진짜 유튜브 내용이랑 넘 비슷해서 실소밖에 안 나오고 엌ㅎㅎㅎㅎ ㅎㅋㅎㅎ
 
 
 
 
 
문제는 일행 언니는 유부녀여서 이런 상황에 안절부절 못 하는 모습이 너무 웃겼고 제 옆에 맘대로 앉은, 너무나 회사원 같은 복장의 남자분은 얼굴도 괜찮고 키도 큰데 나이가 10살은 어려보였다는 게 왕 큰 문제였어요. 대체 뭐하자는 거지??? 꽃뱀인가아~ 계속 가라고 해도 안 가서 저희가 정색을 하면 같이 정색을 하며 꿋꿋하게 버티고 있던 남자의 얘기를 계속 들어보니 상사랑 같이 왔는데~ 블라블라~ 그래서 난 또 나이 많은 상사가 어린 직원 시켜서 고생시키는 줄 알았더니 좀 있다가 뒷쪽 테이블에서 어정쩡하고 어색한 포즈로 다가온 남자도 비슷하게 젊은데 역시나 밈고리즘에서 본 거처럼 먼저 말 붙이러 온 사람의 얼굴이 일행 중 젤 나은 건 진리인가봉가요. 라이브카페 사람들 미어터지는데 어째 사람들 시선이 우리 쪽으로 쏠리는 거 같고, 일행 언니는 얼굴이 계속 사색이 되어가고 옆에서 남자들은 나가서 소주를 마시자느니 말도 안 되는 소리나 하고 있고, 멀리서 안 보고 코 앞에서 봐도 희극이 따로 없어서 진짜 최근에 이렇게 많이 웃어본 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웃었네요.
 
 
 
 
 
자꾸 가라고 하니까 무리수를 둔 남자들의 목적은... 역시나였고요. 저랑 일행이 이 동네 회사를 다니는 게 아니라고 했더니 자기들은 부담이 없어서 더 좋다는 소리에 속으로는 "아이고.. 요놈들이 얼마나 급했으면 열 살은 많아 보일 누야들한테..." 쯧쯧, 그런데 테이블 바깥쪽 의자에 남자들이 앉아 있으니까 도망 가기가 힘들더라고요. 그래서 직원을 불러서 카드 주면서 결제해달라고 했더니 5만원 넘으면 직접 사인해야 된다고 남자 직원분이 저희 테이블로 다시 왔길래 그 핑계로 얼른 일어나서 나왔습니다. 라이브카페 안에서 제일 잘 생겨보였던(?) 남자 직원분의 의도치 않은 도움+1 덕분에 위기에서 벗어난 것에 대해 감사 인사를 전하려고 했는데 일행 언니가 너무 빛과 같은 속도로 도망치듯 나가서 저도 얼른 나왔네요. 아유, 덕분에 한 달 동안 웃을 거 10분 동안에 다 웃게 해준 동생들한테도 의도가 어쨌던지 간에 과정만은 웃겼으니... 스몰 사이즈로 감사한다 이 자슥들아...
 
 
 
 
 

 
 
 
 
 
 
 
 

 
 
라이브카페가 미어터지게 장사가 잘 되는 이유란 이런 것이었던 걸까요. 아, 당분간 내 웃음벨이에요~ ㅎㅎㅎㅎㅎㅎ 하우에버 일행언니는 나가서 꽤 걸어가다가 남자들이 안 따라오는 거 보고 안심이 됐는지 친구들한테 오늘 일 자랑해야겠다고 뻘소리를 해서 What~?하고 쳐다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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