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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사용기

2023년 김장하기

by 매일매일 여러가지 이유로 좋은 날 2023. 1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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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의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15년 정도 김장을 해오고 있는 저에겐 즐겁고도 무서운 시즌인데요. 즐거워지는 이유는 김치 부자가 되는 뿌듯함 + 맛있는 보쌈을 해 먹을 수 있기 때문이고, 무서운 이유는 김장을 할 때마다 허리를 다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그냥 사 먹고 싶기도 하지만 최근 물가가 너무 올라서 가끔가다 사 먹는 김치의 가격이 넘나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탓에 직접 김치를 담궈 먹지 않고서는 버틸 수 없는 지경이 되어 우선 절임배추 20kg를 주문했습니다.
 
 
 

 
 
 
 
 
절임배추는 젤 싼데를 찾아서 구매했어요.
구매 후에 온 메세지에 아래와 같이 한 달 뒤에 배송된다는 내용이 떠서 깜놀했지만 자세히 보니
네이버정책상 날짜를 그렇게 쓴 거지 선택한 날에 도착 가능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한동안 비닐 안에 갇혀있던 김장 장비(?) 개봉!

 
 
 
 
 

 

예전에 박나래 김장편 보고 멜젓도 넣어보았지만 제가 원하는 외할머니의 김치 맛은 안 나와서 이번엔 갈치젓, 새우젓, 멸치액젓 이렇게 3가지 사용했어요. 갈치젓은 전문점에서 따로 살까 했는데 배송비가 아까워서 그냥 마켓컬리에서 구매했어요. 갈치쌈장으로 잘 못 살까 봐 여러 가지 비교해 보고 무난해 보이는 걸로, 5만 원 이상 구매 시 8천 원 할인쿠폰 줄 때 잽싸게 구매했습니다.
 
 
 
 
 

 
절임배추는 상태가 굉장히 좋은 게 왔어요. 상세페이지를 다시 확인해보니 수돗물로 물세척하면 배추 물러진다고 절대 엄금이라서 해놔서 그대로 물 빼기 돌입했고요. 물은 하루밤 동안 빼려고 했는데 판매자가 1~2시간만 빼라고 그 이후에는 갈변될 수 있다고 해서 배추 도착한 날 밤 10시 30분부터 김장 시작했네요.
 
 
 
 
 
 
<김장 순서>
 
김장 전

  • 절임배추 물 빼기
  • 찹쌀풀 or 밀가루풀 쒀서 식혀놓기. 주의할 점은 풀의 농도가 너무 죽처럼 흐르면 액젓까지 넣었을 때 양념에 물이 많아지니까 끈적하게 질은 게 나음. 지름 25cm, 높이 13cm 정도 되는 큰 냄비에 물을 중간 정도 넣고 찹쌀가루 500g 정도로 끓이기(저는 찹쌀풀을 좀 많이 넣는 편이니 취향에 따라 양 조절 필요)

 
 

  • 고추가루는 배추 1포기 당 맥주잔 작은 걸로 한 컵 계산해서 준비(1포기 당 반 컵만 넣는 분도 있지만 김치 색이 빨갛게 안 나옴. 가급적 고운 고추가루 절반, 굵은 고추가루 절반으로 준비) 절임배추 20kg이면 큰 배추의 경우 7포기, 작은 배추는 9포기까지 나옴
  • 보쌈용 굴은 흐르는 물에 씻고 식초에 담갔다가 물기 빼놓기
  • 보쌈용 돼지목살 물에 삶기 시작(커피 가루 조금 넣으면 잡내 안 남)

 
 
 
 
보쌈용 양념 속재료 때문에 먼저 팁을 드리자면 찹쌀풀을 섞기 전에 다른 속재료를 먼저 섞고 미리 한 접시 빼놓는게 좋아요. 보쌈용 속재료는 맛이 깔끔해야 되는데 찹쌀풀이 들어가면 당장 먹기에는 색이 탁해지고 끈끈하거든요.
김장김치의 경우에는 찹쌀풀 넣은 게 다음 날에는 풀어져서 맑은 국물이 되니까 괜찮지만 보쌈용 속재료는 가급적 깔끔하게 드세요.
 
 
 
 
김치 담그기
큰 다라이에 무 큰 거 2개 반, 혹은 중간 무 4개를 강판에 갈아서 젓갈 3종(콤콤한 맛이 좋으면 새우젓을 많이 넣으세요. 믹서에 갈아서 넣는 걸 추천), 마늘 30알, 생강 1큰술, 쪽파 반 단~한 단(남으면 파김치 행), 찹쌀풀, 고춧가루, 설탕 세 국자(깎아서 세 국자), 젓갈까지 종류대로 다 넣고 맛을 보세요. 절임배추랑 같이 싸서 먹어봐야 돼요. 배추가 짜게 절여졌으면 속재료에 소금은 넣지 마시고요. 배추가 싱거우면 젓갈이 엄청 짠데도 소금을 조금 넣어야 할 때가 있으니 꼭 배추잎에 속재료를 넣어서 먹어보고 추가하세요. 
재료 중에 생강과 쪽파는 김치의 풍미가 확 달라지니 꼭 넣으세요. 뭐 노는 사과나 배가 있다면 하나씩 넣어도 좋아요. 양파는 집마다 다른데 오래 두는 김치는 양파를 넣으면 빨리 무른다는 말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저의 경우 젓갈은 갈치속젓 180g, 멸치액젓 높이 17cm 정도 되는 거 1/3병, 새우젓 1kg 중 1/3 갈아서 사용했어요.

 
 
 
 

 

고추가루는 고운 고추가루랑 굵은 거 반씩 섞으면 좋아요. 설탕 많이~

 
 
 
 

 

무, 쪽파, 마늘, 생강

 
 
 
 

 

쉐킷~ 쉐킷~
맨손으로 하면 손이 부을 수 있어요.
 
 

 
그 다음 제일 중요한 거는 절임배추 숫자를 먼저 세어보고요. 큰 다라이에 담긴 속재료를 배추 숫자만큼 손으로 나눠보는 작업이 필요해요. 그러니 첨에 절임배추 물기 뺄 때부터 반토막난 배추 숫자를 세어 두고, 속재료는 마치 피자 자르듯이 나눠주세요. 그래야 마지막 배추까지 속재료가 안 모자라요. 저는 이번에 '무 큰 거 2개'로 했는데 보쌈 속재료 빼고 너무 딱 떨어져서 일부러 위에 재료 적을 때는 '무 큰 거 2개 반'이라고 적었으니 이 글 보고 재료 만드는 분들은 조금 여유가 있을 거에요. 속재료가 남으면 쪽파를 조금 남겨서 파김치를 만드세요. 무 반개 남는 거는 크게 썰어서 양념 묻힌 뒤 배추 사이 사이에 넣으면 한 겨울에 쩡한 맛이 별미인 무김치가 돼요.
 
 
 
 
 
 
이렇게 절임배추 20kg로 김장을 하면 10리터 짜리 김장통 2개 그러니까 20리터에 딱 들어가요. 하루만 실온에 둬서 유산균 생성에 도움을 준 다음에 냉장고에 넣으세요. 빨리 익히고 싶다고 실온에 오래 두면 곰팡이가 생기는 대참사가 벌어져요. 숙성 잘 시키시고 맛있는 김치 드시길 바래요.
 

 

 
연말에 해야 되는 큰 숙제를 끝내서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이번엔 절임배추 온 거를 박스에서 뺄 때 옆으로 기울여서 비닐 채로 끌어서 옮기고, 물을 빼려고 싱크대로 올릴 때도 많이 들지 않고 한 개씩 올리고, 속재료 넣을 때도 배추를 한 개씩 들고 와서 양념을 바른 덕에 스쿼트는 씨게 했지만 다행히 허리를 크게 다치진 않았네요. 여러분도 허리 조심하시고 맛있는 김치 담그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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