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채용 신체검사서와 감기약 타오기

요즘 컴교실이 1분기 시작 전이라 매우 바빠서 계속 야근을 하다가 계속 이 상태로 무리를 하면 감기가 올 거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약간 몸이 다운돼서 감기가 올랑말랑 하는 상태인데 먹는 걸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었달까.

 

같이 일하는 선생님은 얼마 전 목감기에 걸렸다가 나아가고 있는데 시국이 시국인지라 병원에 가려고 했더니 열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물론 코로나가 발열 증상만으로 확정되는 건 아니지만) 감기 걸린 사람은 병원에서 안 받아 준다고 해서 주말 동안 집에서 생으로 앓았다고 한다. 돈이 있는데도 병원을 갈 수 없는 상황이라니. 몇 달 전까지만해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런 선생님을 보고 있자니 일 때문에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와중이지만 혹시라도 시간이 좀 나면 언제 올지 모를 감기로 아프기 전에 병원에 들러서 <병원용 감기약>을 타둬야 겠다고 생각했다. 약국에서 파는 일반 감기약은 막상 감기가 독하게 왔을 때는 무용지물이라는 걸 아마 많은 분들이 공감할 것이다.

 

마침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서를 제출할 일이 생겨서 들른 동네 내과에서 의사 선생님과 면담하는 시간 막바지에 지금의 내 상태는 감기 증상이 발현된 건 아니지만 몸이 좀 안 좋고 담달부터 야근을 심하게 할 예정이라서 걱정이 되니 약처방을 받을 수 있을지 여쭤보았다.

 

의사샘은 "하긴 단순한 감기에 걸린 것 뿐인데 요즘 같은 때에 감기환자는 병원에서 아예 안 받아줄 가능성이 크긴 하죠. 보건소에 일반 감기로 보이는 환자가 갈 경우 일반 병원으로 가보라고 돌려보낸다는데 일반 병원들은 무슨 죄인지 모르겠어요."라고 한숨을 쉬시면서 처방전을 써주셨다.

 

의사샘의 반응을 보고 있자니 뭐랄까, 전쟁통도 아닌데 전쟁통 같이 물자도 서비스도 제한적인 현재의 상황이 한층 더 심각하게 느껴지면서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기 이전의 자유로움이 너무나 소중했구나 싶은 생각이 세삼스레 들었다.

 

 

 

참고로 공무원 채용 신체검사 비용으로는 40,000원을 냈다. 인터넷에서 검색했을 때 타지역에서 제일 저렴한 곳은 25,000원인 곳도 있었지만 그냥 이 병원에서 검사를 진행한 이유는 작년에 몸이 안 좋아서 60여종의 알러지 검사를 받았을 때 의사샘이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셨기 때문이었다. 몸이 건강할 때 알러지 검사를 하면 금액이 꽤 크게 나온다고 하는데 그 당시에 몸 상태가 정말 안 좋긴 했지만 딱히 증명할 만한 수치는 없는 상태여서 좀 애매했던 와중에 의사샘 눈에 내가 정말 아파 보이니까 저렴하게 검사를 받도록 해준 일에 대한 은혜 갚기랄까. 건강보험공단에서 만약 환자 상태가 아프지 않았던 걸로 판단할 경우 보험청구 승인이 안 나서 검사비용 차액을 병원이 물어야 하는 상황이 생길수도 있다고 한다. 

 

살다보면 뭔가 마음에 다 차진 않아도 개인적으로 중요하게 여기는 코드가 맞아서 찾게 되는 곳이 있는데 나한텐 여기가 그런 곳이다. 그리고 오늘 약처방도 걱정했던 것보다 부드럽게 받을 수 있어서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든다.

 

 

 

일주일 치 감기약을 보고 있자니 야근하는 날이 더 길어진다고 해도 맘이 조금 안심이 된다. 물론 발열 증상 같이 코로나로 의심이 되는 상황이면 바로 1339에 전화할 것이니 약으로 버티려고 한다는 오해는 하지 마시길.

 

병원 관계자, 소상공인, 관광업 등 사회 전반적으로 모두 어려운 이 상황이 차츰 좋아지기를 기도한다.

 

 

Feat.

-대부분의 학교에서 보건소에서 발급 받은 검사서는 공무원채용검사서로 봐주지 않는다.

-2년에 한 번 받는 건강검진으로 갈음하는 학교도 있다.

-검사 후 1년 이내 서류를 재발급하는데 드는 비용은 3,000원이라고 한다. 그러니 원본은 놔두고 복사본을 제출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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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jcats.tistory.com/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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